흥보가 중 박타령

Various Artists
해설: 이보형
김정문이 흥보가에서 ‘박타령’ 한 대목을 불렀다. 흥보가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열린 박을 타며 흥보마누라와 톱소리를 메기고 받는다. 느린 진양 장단에 슬픈 성음으로 가난에 맺힌 한을 원망하듯 부르고 있다. 김정문의 구성지고 날카로운 서슬이 설득력이 있다. 이어 원반 뒷면에서는 돈과 쌀을 부어내는 대목. ‘돈타령’과 둘째 박타는 대목을 불렀다. 흥보가 박 속에서 돈과 쌀이 끊임없이 나오니 정신없이 부어 내는 대목은 빠른 휘모리 장단으로 소리하고, 돈 한 꾸러미를 들고 춤추는 대목은 구성진 중중모리 장단에 흥겨운 성음으로 불렀다. 김정문의 걸죽하고 맛있는 목이 흥보의 진진한 재미를 잘 그리고 있다.

녹음: 1928년

(진양) “시르렁 시르렁 톱질이야. 가난이야 가난이야, 원수년의 가난이야. 잘 살고 못 살기는 묘 쓰기으 매었는거나. 삼신제왕님이 짚자리의 떨어질 적으 명과 수복 점지허나, 에이어로 당그여라. 시르렁 시르렁 시르렁 당그여라. 이보게 마누래!” “예” “톱 소리를 어서 맞소.” "톱 소리를 맞자헌들 배가 고파 못 맞것네.” "배가 정 고프거들라컨 초매끈을 졸라메소, 시르렁 시르렁, 실근 시르렁, 시르렁 시르렁 실근 톱질이야 당그여라. 이 박을 타거들랑 아무 것도 나오지를 말고서 밥 한 통만 나오너라. 평생의 포한이로구나. 에이여루 당거주소. 시르르르르르 시르르르르르 톱질이야 당기여라.”
(아니리) 박을 흥보가 탁 타노니, 박통 속으서 왼갖 돈과 쌀이 막 나다려 오는디.
(휘몰이) 흥보가 좋아라고, 흥보가 좋아라고, 부어내고 보면 그뜩, 부어내고 보면 그뜩, 도로 하나 그뜩허고, 돌아섰닥 툭툭 털고 돌아버면 도로 하나 가뜩.
(아니리) 아찌 퍼붓어 놨던지 쌀이 일만구만 석이요, 돈이 일만구만 냥이지. 흥보가 돈 꿰미를 들구서 돈타령을 하는디, 가관이던가 보더라
(중중몰이) 흥보가 좋아라, 박흥보가 좋아라, “얼씨구 좋구나. 돈 봐라 돈 봐라. 얼씨구나 좋다. 돈 좋다 돈 좋다, 얼씨구나 돈 봐라. 이놈아, 돈아!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느냐? 얼씨구 졸씨구. 잘 났어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발른 돈, 돈돈돈 돈 봐라. 맹상군의 수레바퀴처로 둥굴둥굴  생긴 돈, 생살지권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놈아 돈아, 아나 돈아,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느냐? 얼씨구 절씨구나. 너 이 자식들아 춤을 춰라. 아따 이놈아 춤을 추어라. 이런 경사가 어디가 있으리, 얼씨구나 절씨구. 여보아라, 큰 자식아! 건넌말 건너가서 너그 큰아버지 오시래라. 경사를 보아도 형제 볼란다. 얼씨구나 얼씨구나. 지화지화 졸씨구.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다. 얼씨구나 졸씨구.”
(진양) 또 한 통을 들여놓고 “당기여라 톱질이야. 이 박 속으 나오는 보화는 형님 갖다가 드릴란다.” 흥보마누래 기가 맥혀, ‘나는 나는 안 탈란다. 동지 섯달 치운 날으 자식들을 앞세우고 구박 당허여 나오던 일을 곽 속에 들어도 나는 못 잊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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