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창: (아니리) 이때는 군노 사령들이 나가는듸,
도 창: (잦은 중몰이) 군노 사령이 나간다. 군노사령이 나간다. 산수 털벙거지 남일광단 안 올려 날랠 용자를 떡 붙이고 거덜거리고 나간다.
군로사령: (잦은 중몰이) 김 번수야. 왜야, 이애, 박 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렸다. 게 누가 걸이어, 춘향이가 걸렸다.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기 갈년이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우리는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혜만 잘잘 끌고 교만이 너머 많더니. 잘되고 잘 되였다. 니나 내나 일분 사정 두는 놈, 너도 제기 붙고 나도 제기를 붙느니라.
도 창: (잦은 중몰이) 두 사령이 분부듣고 안올린 벙치를 젖혀 쓰고 소소리 광풍걸음제를 잃고 어칠 지칠 툭툭거려 춘향 문전을 당도하여.
군로사령: (잦은 중몰이) 이 애, 춘향아 나오너라!
도 창: (잦은 중몰이) 부르는 소리 원근찬천이 떵그렇게 울린다.
군로사령: (잦은 중몰이) 사또 분부가 지엄하게 지체 말고 나오너라.
도 창: (아니리) 이러고 야단이 났건마는 그때으 춘향은 군로가 오는지 사령이 오는지 아무런줄도 모르고 도련님 생각이 간절하여
춘 향: (늦은 중몰이) 갈가부다, 갈까부다, 임을 따라서 갈까부다. 철니라도 찾어가고 만리라도 갈가부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다 쉬어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라 갈까부다. 하늘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 일도 보련만은 우리 님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길래 이다지도 못보는고.
군로사령: 춘향아 나오나라
도 창: (아니리) 춘향이 깜짝 놀래는 체 허고 나오는듸
춘 향: (잦은 중몰이) 아차, 아차, 아차, 내 잊었다. 오늘이 제 삼일 절고라더니 무슨 야단이 났다부다. 내가 전일으 장방청 번수 네게 인심을 과히 읽었더니마는 홈초리나 받으리라.
도 창: (잦은 중몰이) 제자다리 걸었던 유문지유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 매고 나간다. 나간다. 사령을 도르러 나간다.
춘 향: (잦은 중몰이) 허허 번수님들 와 겨시오? 이번 신연으 가셨더 노독이나 없이 오셨으며, 새 사또 정치가 어떠하오?
도 창: (잦은 중몰이) 우수를 들어내어 김번수 손길 부여잡고, 좌수 들어내어 박번수 손길을 부여잡고,
춘 향: (잦은 중몰이) 뉘 집이라고 아니 들어오고 문밖에 서서 주저만 허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도 창: (아니리) 춘향으 손이 몸에 오니 마음이 낙수춘빙 얼음 녹 듯 스르르르르 풀렸구나.
군로사령: (아니리) 춘향이 그말을 듣고 돈석냥 내어노으며
춘 향: (아니리) 가기는 갈 터이나 한때 주채나 하사이다.
도 창: (아니리) 박번수가 돈을 보더니
박번수: (중중몰이) 여보소, 이것이 웬 돌이란 말인가? 여보소. 이것이 웬 돈이여? 유전이면 가사귀란 말은 옛글에도 있거니와 우리와 자네와 한 문간 구실허며 유전이란 말이 될 말인가? 들여 놓소, 들여 놓소. 들여놓으라면 들여놓소.
김번수: (아니리) 아따 이 사람아. 새 사또 마수붙임이다. 잔말마라.
김번수: (잦은 중중몰이) 돈, 돈, 돈, 돈봐라 잘난 사람은 더 잘난던 못난 사람도 잘난돈, 맹상군으 술레바퀴처럼 둥글둥글 생긴 돈, 생살지권을 가진 돈, 부귀공명에 붙은 돈, 이놈으 돈아 안나 돈아어데 갔다 이제 오는냐, 얼시구, 돈봐라.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