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노처녀가 살고 있었지
밤이오면 달을 보고 울기만 했데
시집갈 나이가 넘었는데도 결혼을 못해
이러다가 처녀 귀신 될지도 몰라
저쪽 뜰에는 코끼리가 살았다네
생긴거는 뚱뚱해도 마음만은 비단 결이래
40이 넘도록 장가를 못가 우리 코끼리
이러다가 총각 귀신 될지도 몰라
개구리와 코끼리는 사랑했지만
족보가 서로 틀려 결혼을 못했데요
밤이오면은 돌아서서 울기만했데
옛날에는 참 결혼하기 힘들었데
할 수 없이 둘이는 결혼을 했데
물 떠 놓고 달을 보며 식을 올렸지
결혼한지 삼일만에 아기 낳았데
올챙이 일까 코끼리 일까 너무너무 궁금해
코끼리는 밤 낮으로 일을 했다네
냉장고도 세탁기도 필요 없지만
밤이 오면은 시냇가에 셋이 앉자서
재미 있게 오래오래 살았데요
텔레비도 에어콘도 필요 없지만
하늘 보며 땅을 보며 살았더래요
변치 말아라 우리 코끼리 코끼리 아빠
사랑해요 개구리 엄마
사랑해요 코끼리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