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8일
팔레르모 가는 길
모두가 잠든 이 새벽
차창 밖으로 천천히 동이 터온다
한적한 바다가 지나고
이름 모를 마을들이
하나 둘 지나간다
해맑게 뛰노는 아이들
빵을 싣고 달려가는 자전거
평온해 보이는 사람들
창문 밖으로 지나가는 낡은 집들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지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두려움 속에서 보는 풍경들
나를 지나가는 순간들
나중에 기억할 수 있을까
점점 다가오는 어둠속
이 속에 담긴 나의 이말들로
마지막일지도 모르겠지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나를 지나가는 순간들
그래서 소중한
아까운 풍경들
나중에 기억할 수 있을까
창문 틈으로 부는 바람
끝없이 달리는 기차 소리로
녹음기에 담긴 말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