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敵)

이적
앨범 : 1집

[leejuck] 09.적(敵)

하루에도 우린 몇 번씩
꼭 철천지원수를 만들지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그 적들의 등에 저주를...

사실 생각하면 작은 일인데
그저 나의 발을 밟은 것인데...

나아아아...
조금씩 난 미쳐 가고 있다... 나
적 같은 건 내게 필요 없다...

내 안에 자라는 증오는
또 무엇을 향한 것인지
이건 내 잘못이 아닌데
그 누군가가 나를 방해해

만인의 적들이 득실거릴 때
그때는 도리어 또렷했는데...

나아아아...
조금씩 난 미쳐 가고 있다...
적 같은 건 내게 필요 없다... 나
조금씩 날 잃어가고 있다... 나
적 같은 건 내게 필요 없다...

눈동자는 늙고
힘센 팔뚝 병들어
나 생의 변두리 흐느적거리며
독 같은 말만 뱉는다...
나를 그대로 버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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