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뭐라 했다가
괜히 토 달았다
욕을 먹는다
한 소리 듣는다
입은 닫는다
가만히 있는다
눈에 거슬릴까 봐
조용히 숨는다
뭐에 화날지 모르니
숨도 조용히 쉰다
현실 세계에 없는 척 산다
돈 주는 만큼만
일 시킨 만큼만
내 월급만큼만
시킨 것만 딱
욕심은 버린다
노력은 안 한다
열정은 접는다
그 말대로 했다간
일이 잘못됐다간
나한테 책임을 묻는다
아 어이없게
어쩔 수 없이
표정을 밝게
또 말을 섞는다
비위 맞춘다
눈치를 보며
미소를 띠며
기분을 맞춘다
말이 전혀 안 통할 때면
목소린 과격해져
이게 바로 회사 지옥이구나
맨날 아침마다
지옥을 가야만
돈을 버는데
뭐 어쩔 수 있나 아이고
오늘은 회식 또 술이구나
주는 대로 막 마셔 버렸네
너무 화가 나니까 성질을 내고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다
상위에 올라 춤을 추다가
울고 싶어져 울어버린다
엉엉엉 엉엉엉 엉엉엉 엉엉엉 엉어
으항항 으항항 으항항 으항항 항아
엉엉엉 엉엉엉 엉엉엉 엉엉엉 엉어
으항항 으항항 으항항 으항항 항아
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
눈을 떠보니 낯설은 천장
옆에서 자는 누구니 너는
얼굴을 본다 노처녀 김 팀장
자세히 보니 이쁜 것 같다
멍하니 보다 뽀뽀해 본다
깨어 있는데 자는 척한다
자고 있는데 입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