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조수경
돌아서는 내 발길에 이슬비가 내리네
돌아보는 두 눈에 내리네
서로 진정 사랑하며 아쉬워하면서
남남으로 헤어져야 하나
잊으라고 잊는다고 서로 말은 했지만
진정 진정 하고픈 말 한 마디도 못하고
흩어지는 낙엽처럼 스쳐가는 바람처럼
무심한 듯 떠나가야지

갈 곳 잃은 내 발길에 이슬비가 내리네
눈물 젖은 두 뺨에 내리네
서로 잊자 말은 해도
못 잊을 줄 알면서 냉정하게 돌아서야 하나
만남 뒤에 헤어짐이 따라온다 했지만
진정 진정 생각 조차 할 수 없던 이별
이젠 모두 잊어야지 미련 없이 잊어야지
무심한 듯 떠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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