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재 이병 편지왔다"
"이병 류 희 재! 감사합니다!"
"아 이 편지의 온기! 밖에서는 메신져다 뭐다 참 이런것 때문에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날이 갈수록 건조해지고 있는데.. 야 군대에서 사람이 쓴 편지를 받는구나! 아 눈물 난다! 고맙다 친구야! 답장을 써야지 이제"
친구야 답장받아 편지는 잘 받았다
이등병이라 군생활이 존나 막막하다
지금은 편지 쓰는데도 좀 눈치보이네
아무리 즐겁고 싶어도 통 웃질 못해
아침에 웃통 벗고 구보를 뛰다 쳐졌어
개새끼 씹쌔끼 별 쌍욕을 쳐먹었어
너무 서럽더라 군 생활 참 더럽다
이번달 월급은 16500원을 벌었구나
어이가 없지만 돈이니까 좋지 뭐
내일 모렌 PX 가서 뭐라도 사 먹지 뭐
정말로 싸늘하고 암울한 겨울을 보내
강원도는 눈이 내려 서울은 어때?
다음 주는 악명 높은 혹한기 훈련이야
얼어 뒈질지 몰라 가혹한 운명이야
힘들어도 참아본다 2주 뒤로 다가올 날
100일 휴가만 바라본다 그때 꼭 만나보자
[Chorus]X2
까라면 까 좇뱅이 까
시키는대로 안하면 좇되니까
오늘도 난 좇빠지게 삽질을 하네
이 빌어먹을 시간은 가지를 않네
나 상병 달았어 아직 남았어 1년이나
드럽게 맛없는 짬밥도 이젠 진력이 나
이게 닭고기인지 비둘기 고긴지
왁스 맛이 나는 새로운 차원의 김치
지우개를 햄이라 우기며 내놓네
그래도 살기 위해 쳐먹지 괴롭게
정신교육은 웃겨 마구 쑤셔 넣으며 우겨
북한은 우리의 주적 미국만 믿으면 무적
난 그걸 존나게 외워서 휴가증을 받았어
단 5일이라도 여기에서 나가서
쉬고 싶어 머리를 정화시키고 싶어
모든게 내 신체와 정신을 해치고 있어
내 후임이 6년 사귄 애인과 깨졌나봐
사람 마음 어쩔 수 없지만 여자도 참 매정하다
나 역시 상당한 박탈감이 느껴졌어
넌 항상 고맙다 날 위해 웃어줘서
[Chorus]X2
늘 고맙게 생각해 편지는 잘 받았다
이제 집에 갈 날이 두 달 정도 남았다
근데 아직 남은 훈련이 좆나게 많아
빡센 부대에서 군생활 좇같게 한다
이런저런 검열 때문에 요즘 바쁘다
쓰잘데기 없는 걸로 자꾸만 갈군다
나 진짜 병장인데도 탈영하고 싶다
서울의 밤거리로 달려가고 싶다
제대하면 뭐하지? 한숨만 짓게
만드는 2005년 암울한 미래
말년이 되니까 애들한테 자꾸 꼬장을 부리네
아무 잘못없이 그저 군대에 끌려온 것 뿐인데
나가면 다 똑같은 형, 동생인데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 고생이네
씨발 많이 먹었다 충분하다 (그만해!)
잃어버린 2년의 세월 눈물 난다
[Chorus]X4
"아 말년인데 5대기 내가 이런걸 해야되냐.. 총은 또 졸라게 무거워요 기관총.. 아 좀 쉬게 해줘! 집에 갈 날이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이제 사회에 적응할려면 말야, 여러가지 기술을 좀 가르친다던가.. 사회에서 알던거 다 까먹었어! 나가면 애기야 애기 나 어떻게 살라그래 아.. 미치겠네 못해먹겠어! 제발 좀 괴롭히지 좀 말고.. 아 죽을거 같애.."
"5대기 기상"
"류 병장님! 하이바 안 썼습니다!"
"하이바! 내 총도!"
"야 상황 뭐야?"
"잘 모르겠습니다!"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