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으로 스며드는
밤의 노랫소리들을
따라 걸어가면
품에 안은 동화책의
표지를 꼭 닮은
오솔길이 인사하죠
그대여 그대여
나무 뒤에 숨어
새벽을 꿈꾸는
고요한 바람이 스쳐가고
은하수에 누워
밤 이불을 덮은
내일의 햇빛이 잠에 드네
그대여 그대여
천 년에 한 번을 피고 지고
향기조차 없는
그 꽃을 본 적이 있나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
달빛만이 드는
그 숲에 간 적이 있나요
아득한 그 손이
사랑스런 연인들의
속삭임으로 배를
채우는 마법사와
닿지 못할 한숨과
울음소리들을 주워
모으는 그림자가
그대여 그대여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간 적이 있나요
온 몸에 별을 가득 묻히고
발자국을 남기는
새를 본 적이 있나요
흩어진 그 손이
우리 이렇게 먼 길 돌아서
또 우리 이렇게 닿지 못한 채
우리 이렇게 먼 길 돌아서
또 우리 이렇게 엇갈리기만 해
천 년에 한 번을 피고 지고
향기조차 없는
그 꽃을 본 적이 있나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
달빛만이 드는
그 숲에 간 적이 있나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에 간 적이 있나요
온 몸에 별을 가득 묻히고
발자국을 남기는
새를 본 적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