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11시11분


그때가 가끔 생각이 나요
하루 전날 밤부터
잠을 설치곤 했죠
평소엔 늦잠자서 지각했는데
어찌나 신기한지
벌떡 눈이 떠졌죠
무겁게 메던 책가방 벗고
지겨운 숙제 생각 따위는 접고
엄마가 싸준 도시락 들고
새 신발을 신고 갔죠
하늘은 유난히 더 푸르고
햇살은 반겨줘서
신이 났던 그날들 기억나
조금씩 옹기종기 모여서
정신없이 떠들며
들뜬 맘 표현했죠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며
하나둘씩 가져온 간식들 꺼내
나눠먹으며 웃음꽃 피던
그때가 가끔 그립죠
Oh 그때 그 시절 돌아갈 순 없나
오색빛 단풍 물든 세상을 보며
떨어지는 낙엽들
밟고 놀며 웃던 날
선선한 바람 줄기를 따라
코끝을 스치는 진한 나무 향기
걸음걸이에 맞춰 느끼던
흙냄새가 생각나요
해맑게 웃는 사진 속 친구들
기억나니 우리 저 때 참 순수했다
뭣도 모르던 철부지 시절
소풍 한 번 가고 싶다
소풍 한 번 가고 싶다
그때 그 시절 가던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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