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는 이

돈춘호와 가당찮


생각지 못한 시작
후덥지근한 오후의
권태를 물리칠 시간
인간이 아닌 인간이 감히
남의 땀의 댓가를 가로채니
놈이 맞을 마지막이 과히
즐겁지는 않을 터
헐떡헐떡거리는 놈의
욕망에 뒤틀린 호흡
비틀린 발걸음으로 더욱 더
질척거리는 밑바닥을 향해
거침없이 닥치고 치닫기만 해
기만에 가득 찬 놈이야
싱글거리는 미소 뒤엔
흉악한 짐승이 있어
가면에 가려진 그 악몽 같은
실체는 웃음을 띤 채
눈을 밝히고 있어
이건 간단한 사냥이 아냐
그저 사나운 짐승과는 달라
하지만 넌 곧 미쳐 버릴 듯한
패닉과 절망에 빠질 거야
추격은 계속될 테니까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
몸을 숨긴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손에 닿을 듯 말 듯
자꾸 멀어지는 녀석
가면을 벗고 이빨을 드러내 어서
뚜벅뚜벅 내딛는 발걸음
숨을 죽인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넘어갈 듯 말 듯
잘도 빠져 가는 녀석
이제 이 바다에서 숨을 곳은 없어
발자취를 남기지 않는 짐승 같이
위험한 상대를 추적한다면
자칫 한순간 실수도
성가실 수 있음을
단단히 기억해야 해
놈의 감탄스러운 술수에
외통수로 내몰려
뒤통수를 내 준들
탓할 수 있는 거라곤 무엇도 없지
무덥고 따가운 햇살 아래로 걷지
오롯이 혼자만의 싸움
어느새 하늘을 뒤덮은
두꺼운 구름에 바다는
꽤 무거운 폭우를 부르네
이런 은밀한 추격에는
비나 눈 격한 날씨가 제격이야
퍽 번쩍이는 번개에 슬쩍
나타난 저 악마 같은 녀석
가면을 벗고 이빨을 드러내 어서
이제 이 바다에서 숨을 곳은 없어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
몸을 숨긴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손에 닿을 듯 말 듯
자꾸 멀어지는 녀석
가면을 벗고 이빨을 드러내 어서
뚜벅뚜벅 내딛는 발걸음
숨을 죽인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넘어갈 듯 말 듯
잘도 빠져 가는 녀석
이제 이 바다에서 숨을 곳은 없어
휙휙휙 바람을 가르고 나가는 훅
발 아래 가만히 흐르는 물살 위로
일 대 일의 싸움
놈의 몸에 들어간 한 방
갑판 위에 드러난 승부
단판에 간단히 갚아낸
꽤 끈질겼던 싸움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
몸을 숨긴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손에 닿을 듯 말 듯
자꾸 멀어지는 녀석 가면을 벗고
이빨을 드러내 어서
뚜벅뚜벅 내딛는 발걸음
숨을 죽인 채 추격은 계속되었지
넘어갈 듯 말 듯
잘도 빠져 가는 녀석
이제 이 바다에서 숨을 곳은 없어
숨을 곳은 없어
숨을 곳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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