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순자와춘희


바람이 불어온다
스치는 어제처럼
다시 오늘이 또 기억이
내 어깨 뒤로 스쳐 가고

꽃잎이 떨어진다
모자란 청춘 바람결에
무너진 내 가슴이 또 한 번 울먹이고

**
아 왜 이리 난 어쩔 줄을 몰라
떨어진 꽃잎처럼 아무 말 못 해
아 또 난 사랑을 몰라
어떤 말로 위로해도 난 안돼 안돼 **

그래 내가
비록 아름답지 않은 모양새라 해도
비록 화려하지 않은 색이라 해도
비록 향기롭지 않은 냄새가 나도
비로소 사랑을 말할 수 있다고 믿었었는데

붉은 해가 떨어져
굵은 빗방울 떨어져
푹 고개가 떨어져 뚝 눈물이 떨어져
또 취해 곯아떨어져
이렇게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게
견디기 힘들어 내게 왜 정이 떨어져 넌
붉은 해가 떨어져
굵은 빗방울 떨어져
차마 들지도 못하는 고개 눈물이 떨어져
체온이 떨어져
서글픈 기다림 끝에 소리 없이 떨어져
흩어지고 부서져

**
아 왜 이리 난 어쩔 줄을 몰라
떨어진 꽃잎처럼 아무 말 못 해
아 또 난 사랑을 몰라
어떤 말로 위로해도 난 안돼 안돼 **

바람이 불어온다
스치는 어제처럼
다시 오늘이 또 기억이
그렇게 또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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