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를 품에 안다

정재형


잊고 싶진 않았어
황금빛 머릿결의 출렁임
외로움에 지쳤던
나를 감싸 안아 준 은빛 비늘꽃

빠알간 눈물로 얼룩진 초록빛
두 눈을 감출 때 난 이별을 예감 했었지

한 방울 위스키와 한 줌의 모래알과
한 모금의 눈물로만 순간을 기억하며 살겠지
밤의 바다를 보며 언젠가 돌아올 날
기다리며 불을 밝힐 등대로
외로이 기다릴께 그 자리에 서서

부서지는 파도를
가르며 날아오른 넌 뒤돌아
비 처럼 흩뿌려진
물방울에 휩싸여 날 바라봤지

멈춰진 시간처럼 멍하니 너에게
이끌려 바다로 기쁨에 넘쳐가고 있어

이렇게 함께라면 난 바랄께 없었어
남은 동안 난 외롭고 같이 없는 슬픈 혼자였어
이렇게 숨이 차고 가슴에 물이 차고
너와 함께 잠시라도 웃음 가득 살아볼께
영원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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