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서주경


1.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맞을 세라 비가 오면 비젖을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사랑땜에 울먹일세라 그리워 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도 않겠다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2.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회초리 치고 돌아앉아 우시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바람 불면 감기들 세라 안먹어서 약해질세라 힘든 세상 뒤쳐질세라 사랑땜에 아파할세라 그리워 진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찡하는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울 엄마가 보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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