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여자를 업어 본 적이 있죠

바이러스

어린 내 손에 무섭게 그려진
또 가끔은 애처롭게 느껴진
이젠 이마에 실선이 그어진
얼굴이 한 없이 따뜻하게 보이지
어린 내 손에 무섭게 그려진
또 가끔은 애처롭게 느껴진
이젠 이마에 실선이 그어진
얼굴이 한 없이 따뜻하게 보이지
유치원 갈 나이 쯤 유리문 갈라진 틈
사이로 멍하니 보았던 엄마의 눈물
바느질 하다가 바늘에 찔렸는갑다
내 어린 기억은 몇 가지와 이게 다
이젠 다 잊었을 법한 옛날 일인데
아버지가 이랬다
할매 말에 어린 내 기억을 더듬으며
피식 웃어 보기도 했어
국민학교 다닐 때는 한번도 떼서
본 적이 없는 착한 실제론 아주 딱한
소심한 아이가 날이 갈수록 작아져 가
바래져가는 자신과 바랄수 없는 자신감
시간이 갈수록 꿈조차 잃어 가던 나
중학교 다닐 땐가 나서질 않던 내가
엄마를 업겠다고 업을 수 있다고 매달
리다시피 처음 엄마를 업어 봤는데
그리도 크고 무섭던 엄마가
이리도 가볍네
부모의 그늘에 매달려
휘둘렸던 어린 내
모습을 발견하곤 씁쓸하게 웃었네
그리고 스스로 큰다는 걸 느낄수록
내 길은 나의 뜻으로
만들어가는 것으로

살짝이 취할 정도로 마셨어
어처구니 없는 기분의 하루였는데
어쩐일인지 어머니가
민호야 가게 정리되면 전화해라
데리러 가께
어디로 갈래 엄마랑 술한잔 하자
요즘 들어서 가게도 잘안되고
꾸벅꾸벅 졸다보니
어느 덧 자정이 넘었어
벌써 어머닌 가겔 정리하고 계셨고
니 그래 피곤해서 술 먹겠나
다음에나 먹으까
아니아니 내 개안아요
안그래도 술 한잔 하고펐는데
누가 누구 아라요 물을까봐요
흐흐 우리엄마 따봉
길거리의 가로등과 가로수는
오늘따라 왠지 좀 춥고
팔장 끼고 잡은 어머니손이 차서
오무려 잡고
엄마 엄마 오늘은 닭똥집에
소주 먹으러 포장마차 가요
내 손 잘 잡아요
한잔 두잔에 이야기도 약간 주정처럼
혀가 풀리듯이 슬며시 풀려가고
술 먹으며 울면 바보라지만
우리 엄마는 좀 달러
민호야 엄마 마니 힘들다
너거 아빠는 머할라꼬 그렇게
혼자 먼저 가고 너거 엄마 맘 아나
우리아들
군대 가면 엄마 우야노
하아 걱정이 많다
술도 약한 우리 엄마
손에는 하드 봉다리
동생 꺼 엄마 꺼 그리고 내 까지
엄마어부바
오늘은 아들이 집까지 모실께요
니가
응 집까지

주름살도 보기좋죠
아주 많은 것을 버리셨죠
나도 등에 그녀를요
업어 본 적이 있죠
주름살도 보기좋죠
아주 많은 것을 버리셨죠
나도 등에 그녀를요
업어 본 적이 있죠
주름살도 보기좋죠
아주 많은 것을 버리셨죠
나도 등에 그녀를요
업어 본 적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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