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멍하니 바라만 봤어
시간의 너울 넘어
돌아온다던 길을
알면서 또다시 멈추는 발끝
그 언젠가 느꼈던
익숙한 그 몸을 마주하면
아 나를 볼 순 없어도
그곳만은 기억해줘
숱한 날들이 쌓여도
나 없는 날들이 할퀴어도
이것만은 간직해줘
눈부신 그 날의 웃음을
한동안 힘들게 외면해 왔어
계절의 파랑 넘어
불어올 그 순간을
바람 속 너의 목소리가 들려
네가 나를 부르면
늘 그렇듯이 난 대답할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곳만은 기억해줘
숱한 날들이 쌓여도
나 없는 날들이 할퀴어도
이것만은 간직해줘
아득한 그 날의 편지를
한번의 봄이 지나
꽃잎처럼 흩어져도
다시 올 장마의
그 비로 돌아와
숱한 날들이 쌓여도
아 나를 볼 순 없어도
그곳만은 기억해줘
숱한 날들이 엉켜도
나 없는 날들이 할퀴어도
이것만은 간직해줘
눈부신 그 날의 웃음을
숱한 날들이 쌓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