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전쟁을 위해 모인 그리스 군은 2년 동안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아가멤논을 필두로 영웅들과 함께
군함을 모았습니다.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 헬레네를 빼앗긴
메넬라오스, 테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 지혜로운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 말고도 아르고스의 왕 디오메데스,
살라미스의 왕자 아이아스 등 모든 영웅이 참전했어요.
그들은 다 함께 병사들을 훈련시키며 무기도 만들었습니다.
“출항 전 사냥이나 한 번 다녀옵시다!”
날이 좋은 어느 날, 영웅들은 다 같이 사냥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숲에서 커다란 수사슴을 본 아가멤논은 바로
활시위를 당겨 사슴을 잡았어요.
“명중이오!”
그 수사슴은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바쳐진 수사슴이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자신의 사슴을 죽인 아가멤논에게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나의 사슴을 죽이다니. 괘씸하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군사들 사이에 전염병을 퍼뜨리고
바람을 멈춰 출항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아가멤논은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일들이 겹치는지 모르겠구나.”
아가멤논의 고민을 들은 예언자 칼카스가 말했습니다.
“아가멤논 장군님께서 잡은 수사슴이 아르테미스 여신님께
바쳐진 사슴이었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님이
노해서 생긴 일입니다.”
“내가 그걸 몰랐구나.. 이 상황을 멈추려면 어찌해야 하느냐?”
“처녀를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그런데.. 그 처녀는
죄를 지은 사람의 딸이어야 합니다.”
아가멤논은 크게 놀랐습니다.
“내 딸 이피게네이아를 바쳐야 한다니..”
아가멤논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영웅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트로이로 출항하는 일만 남았는데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합니까. 저희도 가족을 모두 두고 온 사람들입니다.”
“맞습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밤새 고민을 하던 아가멤논은 딸 이피게네이아를 불렀습니다.
그저 가벼운 배웅으로 생각하고 나온 딸은 자신이
제물로 바쳐져야 된다는 사실을 듣고 눈물을 흘렸어요.
“제 운명이 여기까지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사제가 아르테미스의 신전 제단에 누운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려 할 때였습니다. 하얀 구름 한 무더기가 나타나
이피게네이아를 감쌌습니다. 구름이 사라진 자리에는
죽은 암사슴이 놓여 있었어요. 구름은 이피게네이아를
아르테미스 여신에게로 데려갔어요.
“이피게네이아, 내 신전의 사제가 되어
신전을 잘 돌보도록 해라.”
바람이 다시 불고 전염병으로 아파 쓰러졌던 군사들도 모두
일어났습니다. 드디어 출항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됐다! 모두 일어나 돛을 올려라!”
기나긴 트로이 전쟁의 역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