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머리카락 내 맘 속
그 어떤 추억보다도 밑에서
따뜻하게 지키고 계시네
미락반점 짜장면 한 그릇 놓고
요란하게 입에 묻혀가며 먹던
그 때가 떠올라 웃음이 번진다
할먼네 집 갈래
빨간 감자 지짐이
푸짐히 차려놓고 기다리실 텐데
저 하늘나라에서
혹시 고운 처녀 때 모습이셔서
못 알아보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그대가 떠나면 나는 어떤
마법 같은 의지에 이끌려
'짠!' 하고는 다 클 줄 알았지
변신은 없었네
더 어른스럽지 못한 내가 밉고 늘 한심했지
그대 모습 앞에 떳떳해야 하는데
어린 소년의 순수한 꿈은 어느새 비장함으로
전쟁을 준비하듯 심각해져있네
갑옷을 두르고 꿋꿋한 척을 해도
나도 외로울 때가 있지 그때마다 어김없이
할먼네 집 갈래
당신의 그 모든 것
그 모든 것들을 내가 그리워하네
저 하늘나라에서
따뜻한 그 품에 안길 수만 있다면
나 그 품이 너무 좋아 맘껏
울어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