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려요 그날처럼
그대 떠나가던 밤처럼
TV를 켜고 소릴 키우고
거울 앞에 털썩 앉아서
오랜만에
화장을 하죠
술 한잔 해요
어제처럼
그대 곁에 있던
그때처럼
땅에 닿아서 녹아 버린
눈을 닮은 눈물 떨어져
빈 술잔이
채워지네요
사랑했어요
그대가 없어도
나 혼자서라도
여태 사랑했는데
이제 보내 줄래요
그만할래요
기다림도
이 사랑도
멀리 들려오는
발소리
혹시 그대일까
문을 열어 보지만
손끝에 닿은 찬 바람은
그댈 두고 나를 찾아와
가슴 시린
겨울이네요
사랑했어요
그대가 없어도
나 혼자서라도
여태 사랑했는데
이제 보내 줄래요
그만할래요
기다림도
이 사랑도
오늘까지만 해요
덜 아픈 이별은
아예 없는 건가 봐
그런가 봐
흰 눈이 그치면
기나긴 아픔도
차디찬 눈물도
그치면 좋을 텐데
이제 사랑 안 해요
그만할래요
이 술잔을
다 비우고
그대를 잊을게요
사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