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려오네
나의 머리 위로 천천히
날 사랑한다 말했었던
그날도 이렇게 눈이 내려왔어
난 너의 눈을 봤네
난 아무 말도 못 해
네가 뒤돌아 가네
난 아무것도 못해
이렇게 또 너의
뒷모습만을 바라봐
정신이 없어 어젠
술에 취해 못된 짓을 하며
비틀거리다 미끄러졌네
하얗게 덮여진
거리 위에 혼자 남아
이렇게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본다면
아무 말이라도 해주면 안 될까
나의 말이 혹시 너의 귀에
닿을 수만 있다면
이렇게 날 두고 가버렸을까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여기 얼어붙은
나는 움직여지지가 않아
멍하니 하얀 눈만 뜨다가
괜히 눈이 시려워서
눈물이 떨어지네
근데 그것마저 얼어붙나 봐
이런 나를 보고
모른 척 스쳐 지나가
이런 내 모습이 너무 싫었나 봐
겨울이 끝나고 나면
너는 다시 내게 찾아올까
아니면 녹듯 사라져갈까
이렇게 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본다면
아무 말이라도 해주면 안 될까
나의 말이 혹시 너의 귀에
닿을 수만 있다면
이렇게 날 두고 가버렸을까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
날 두고가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