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넌 잘 지내
요즘 가끔 얼굴 보잔
카톡도 없더라
섭섭해도 어째
나도 사회 나와 싸워보니까
밤새워 일하고 오니
피곤해 발도 안 씻고 자
우린 고작
이십 대인데 어때
이러던 게 엊그제인데
벌써 반은 찼네
우리 부모님은
퇴직 준비하셔
나도 장남인데
떳떳하게 직장생활 하지
어릴 때 같이
꾸던 꿈 기억나
멋지게 성공해서
좋은 술에 좋은 곳 가자고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한데 참
그래도 그 시절 하던
농담이 제일 재밌어
요즘은 웃을 일이 없어
마음 터놓고 얘기할
상대도 줄어드는걸
너희도 비슷하지
알 거 같은 마음
언제 안 바쁘면 만나서
이 얘기 계속하자
이 시간은 가는데
우린 멀어져 자꾸 왜
너무 바빠
서로 삶을 살아 각자
지내 잘 지내
나는 가끔
추억 속에 잠기는걸
어젠 퇴근하며 페북 보는데
동창 중에 걔 있잖아
걔 벌써 애 둘이더라고
야 누가 그리
빠를 줄 알았겠어
아마 다음엔 누가 갈지
이젠 아무도 모를걸
편한 대로 투정부리던
그때랑 달라
우리도 벌써 책임질
나이가 된 걸
지금 돌아보면
우리 부모님도
나 같은 애 키우느라
고생 꽤 많이 했어
효도를 하겠다고
생각했던 난데
지금에 나는 너무
무기력한 상태
부모님 흰머리를
볼수록 약해져
어릴 땐 나보다
훨씬 큰 아빠였는데
이젠 내가 더 크지
그게 마음 아파
너는 성공해서
효도 좀 해 인마
우리 조만간
기회가 있을 거야
안 바쁘면 그때 만나서
다시 얘기하자
이 시간은 가는데
우린 멀어져 자꾸 왜
너무 바빠
서로 삶을 살아 각자
지내 잘 지내
나는 가끔
추억 속에 잠기는걸
시간 되면 연락해
우리 못 한
얘기들 좀마저 해
좋아하는 술과
여자 농담
철없던 때
얘기들 좀마저 해
네가 잘 됐으면 좋겠어
나보다 더 말이야
네가 성공하면 좋겠어
보란 듯이 말이야
이 시간은 가는데
우린 멀어져 자꾸 왜
너무 바빠
서로 삶을 살아 각자
지내 잘 지내
나는 가끔
추억 속에 잠기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