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야 흥보야
니 계집 못쓰것다. 썩 버려라
내가 다시 새 장가 보내주마
그리고 저 윗목에 삐란 거 저거 무었이냐
예 화초장이 올시다.
그 안에 뭐 들었냐?
예, 은금 보화가 가득 들었습니다.
거 흥보야. 그것 나 도라.
그렇잖아도 형님 드릴라고
몫 지어 놓은 것입니다.
그럴것이다. 말이 났응께 말이지
내가 너를 어렸을 때
얼마나 이뻐했냐
너를 업고 다니다가 등허리가 다 문드러져 버렸다.
이리 내 놔. 내가 짊어지고 갈란다.
하옵지만 형님 점잖한 처지에
어떻게 짊어지고 가시겠습니까?
먼저 건너 가시면
제가 하인 시켜서
지어보내 드리오리다.
아니여. 매사는 불여 튼튼이여
내것 된짐에 내가 짊어지고 갈랑께 어서 내 놔.
아 하옵지만 형님 무거워서
아 이놈아 빨리 내 놔.
내가 장에 깔려서 그냥 남생이 등허리가 되어도
내가 짊어지고 갈란다.
놀보란 놈이 화초장을 짊어지고 가면서
잊어 버릴까봐
외우면서 가는 것이었다.
중중모리)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얻었네 얻었네
화초장 하나를 얻었다.
도랑을 건너 뛰다
아차 내가 잊었다
초장 초장 아니다.
방장 천장 아니다.
구들장 된장 아니다.
고추장? 응? 고추장 고추장 비슷하면서도 아닌디 아니어
이놈이 거꾸로 붙이면서도 모르것다.
초장화 장화초 장초화 화장초 아니다
아이고 이것 무엇인가
갑갑하여서 내가 못살것다
아이고 이것 무엇인가
저희 집으로 들어가며
여보게 마누라
집안 어른이 어디 갔다가
집안이라고서 들어오면
우루루루 쫒아 나와서
영접 허는게 도리 옳제
좌이 부동이 왠일인가
에라 이사람 요망허다.
놀보 마누라 나온다.
놀보 마누라 나와
아이고 여보 영감
영감 오신 줄 내 몰랐소
영감 오신 줄 내가 몰랐소
이리 오시오 이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