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날아가네 너를 태우고
맑은 하늘 가르면서 내 동공까지
까마득한 소리 되어 멀어 져 가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나는 남았네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
아침보다 네 얼굴이 먼저 왔던 날
네 눈썹에 내 살갗이 따라 웃던 날
그날에도 비행기는 날아갔는데
파란 하늘 딴 건 없다 모른 체 했네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
불안하게 내 손으로 네 손이 오고
더운 침대 말을 좇아 울음만 쏟고
얼음처럼 돌아앉은 전화벨 소리
비행기로 행진하는 피아노 소리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
내 혀끝에 남아 있는 마른 네 발목
두고두고 꼭꼭 씹어 다시 젖으면
기적처럼 먹구름들 사이 가르고
날아올까 너를 태운 비행기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
비행기 날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