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며 춤추고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에지푸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카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지라도
내 이름만 남아 있으리라
명태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