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봉: 어? 이거 엄마 가락지 아냐
석봉: 가락지는 아버지가 누구 줬다고 했는데...
곳간 열쇠꾸러미 오래된 사주단자
내 어릴적 사진 처음 받은 우수장
깨알같은 글씨로 꽉찬 일기장
주인 잃은 물건 하나 둘 셋
순례모: 아야~ 뭣하고 섰냐 오메 징하게
말 안듣는구만.. 언능 따라와 이것아~ 언능~
순례: 엄니~~
순례모: 인자부터 니는 이씨집안 사람이니께
죽어서도 거서죽고 살아서도 거서 살아야 헌다.
순례: 엄니~ 나는 진짜 시집가기 싫단 말이오.
아따 그 집이 보통집도 아니고 안동이씨
종갓집이라는데.. 엄니, 어째 날 글루
시집보낼라고 그라시오?
순례모: 연설한다 미친년.. 그려도 그댁이
양반중에 양반이여..
순례: 양반이 밥먹여주나?
순례모: 어차피 한번은 품에서 떠나는 법이여..
정붙이고 살붙이고 살다보면
남자는 다 거기서 거기다
귀먹어리 벙어리 장님 삼년
공손하게 시집살이 잘하거라
돌아올 생각은 아예 아예 하들마라
이렇게 산넘고 강건너면
우리마을 언제 또 보나
돌아오는 길도 난 몰라
울엄마 얼굴 또 언제보나
신랑얼굴도 아직 난 몰라
울엄마 얼굴 또 언제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