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후)

엄정행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거이랑 달음질치고

물들면 뱃장에 누워 별 헤다 잠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 가 알아보나

내 몫에 옛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것을

두고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기쁨의 길이 아 아까와라 아까와

두고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처녀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일하여 시름없고단잠들어 죄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자다 부러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올라 치를 잡고

한 바다 물을 다라 나 명들명 살까이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또 거기 석양은 져도

찬얼음 센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까나 살까나

돌아가 알몸으로 깨끗이도 깨끗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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