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연가 ( 김동규 )

전향미


언제부터인가 나는
와 줄사람 하나 없는데도
기다림으로 보냈고,
받아줄 사람 하나 없는데도
사랑을 준비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읽어줄 사람 하나 없는데도
서사시를 썼으며,
들어줄 사람 하나 없는데도
홀로, 연가를 연주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감싸줄 사람 하나 없는데도
한땀 한땀 마음을 수놓았고
봐줄 사람 하나 없는데도
애틋한 눈물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어느날인가 나는
오시는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는데도 가시는님
그림자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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