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솔로몬


당신은
날 보며 웃고 있지만
난 말도 못해요

누가 풀을 붙인 듯
꼭 다문 입술은
말라만 가요

애가 타게 당신을 그리다
못다 핀 마음들은 시가 되었죠
서툰 내 사랑은 초라하지만
난 밤에 물든 시인이 돼요

나는 당신이란 바다를
떠다니는 배
파도에 밀려가도 좋아요
밤이 밝혀 놓은 달빛과
별의 지도가
날 당신께 인도할 테니

당신을
나보다 사랑하지만
그댄 아닌가 봐요

누가 물을 뿌린 듯
촉촉한 눈가엔
또 비가 내려요

간절하게 당신만 부르다
못 전한 얘기들은 노래가 됐죠
어린 내 사랑은 미숙하기에
또 아이처럼 망설여져요

나는 당신이란 바다를
떠다니는 배
파도에 밀려가도 좋아요
밤이 밝혀 놓은 달빛과
별의 지도가
날 당신께 인도할 테니

내 머리엔 온통
환하게 웃는 네 얼굴
가난한 내 하늘엔 한가득
넘치는 별

나는 당신이란 밤바다를
헤엄치는 배
영영 길을 잃어도 좋아요
밤을 밝혀주는
별들의 노랫소리가
날 당신께 인도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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