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Story : 김민


우리는 결혼식도 못올리고 단칸방에서 시작한 가난한 부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밤 우리둘은 한없이 울었습니다.
나는 남편이 안쓰러워 울었고 남편은 제얼굴을 어루만져줄 손도 없다고 얼굴을 맞대고 울었습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팔다리를 잃고 몸뚱이만 남아서 돌아온 날밤 그날밤이였습니다.

그후 남편의 삶은 외로운 투쟁이였습니다. 내가 직장에 나가고 없는 사이 남편은 방바닥에 엎드려 장판을 뜯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그가 살아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몸짓이였습니다. 그리고 20년 남편의 그런모습을 지켜보며 저는 수없이
남편의 짐을 꾸리고 했습니다. 마치 여행을 떠나는 남편의 짐가방을 꾸리듯.
커다란 가방안에 그의 양말, 스웨터 그의 일기장 남편의 물건들을 담곤 했습니다. 그리곤 그의 휠체어를 밀고 집을 나섰죠
누가보면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가 도착한 곳은 음성 꽃동네 앞이였습니다.
그때 나는 그앞에 나의 남편, 그를 혼자두고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남편을 버려두고 혼자서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꽃동네 앞에까지 갔던 저는 다시 남편의 휠체어를 끌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올가을은 유난히 코스모스가 아름답습니다. 그래요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이길을 따라 집에 도착하면 이제 저는 그에게 말하려합니다. 내가 자꾸 흔들리지 않도록 이제 그만 결혼하자고 청혼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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