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에서

김아현


이불 끝을 코끝까지
끌어당기고 자야 하는
오래된 내 버릇
좀 쓸데없긴 해도
안 그럼 나 불안해져서
어두운 방안 천장이 없다면
조금은 덜 외로울까
아니 반짝이는 뭔갈 보면
더 외로워지려나
난 그냥 이불 속에 내 몸을 숨겨
이 안은 이리도 고요한 걸
시끄럽고 분주한 세상도
날 볼 수 없을 거야
난 그냥 이불 속에 소리를 묻어
울음소리조차 묻기로 해
그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식어가는 새벽
언제쯤이면 이 맘도 괜찮아질까
네 기억의 저편에서
Still waiting for you
영원을 바라던 초라한 마음은
허공 속의 허공처럼
허무하게 날아다니다
사라져버릴 거야
난 그냥 이불 속에 내 몸을 숨겨
이 안은 이리도 고요한 걸
시끄럽고 분주한 세상도
날 볼 수 없을 거야
난 그냥 이불 속에 소리를 묻어
울음소리조차 묻기로 해
그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이 안의 작은 우주는
포근하기만 한 어둠
반짝이는 너의 기억
마음껏 그려볼 수 있게
난 그냥 이불 속에 내 몸을 숨겨
아무것도 들키기 싫은걸
시끄럽고 분주한 마음이
새어나가지 않게
난 그냥 이불 속에 소리를 묻어
울음소리조차 묻기로 해
그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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