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생이 됐을 때 사람들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른 기억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다른 건 정말 잘 기억했다.
그런데 사람 얼굴은 난 잘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주 특별한 사람의 얼굴은 생각이 나는 듯하다.
초등학교때 내 이름을 늘 거꾸로 부르시던
옆반 담임 선생님이시라든가...
아주 괴짜녀석 동네 친구라던가...
그렇다면 내가 정말 특별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라면
당연히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행이다.
난 그 무렵 그 걸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난 꿈속에서는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꿈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기억하면 그사람과 인연이 없다고 한 소리를
어디선가 들은적이 있다.
그래서 난 꿈속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은 보고 싶지 않다.
그리고 참고로 7년이 지난 지금 난 아직도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