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신의 오후 (시인: 말라르메)

이선영
앨범 :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23


아 이 수정들의 모습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이네들 발그레한 살빛 하그리 연연하여 숲 속같이 깊은
잠에 쌓여 조는 대기 속에
하늘하늘 떠오른다.

내가, 꿈에 취한 것일까?
내 의혹은 해묵은 밤인 듯 쌓이고 쌓여
마침내 숱한 실가지로 돋아나더니
생시의 무성한 숲이 되어 내게 일깨우니,
오호라!
끝에 남은 것이란 나혼자 애타게 그린
장미꽃빛 과오(過誤)
아니 가만히 생각해 보자…

할 수 없지 ! 다른 여자들이 내 머리에 난 뿔에
머리채를 감고 행복으로 이끌어 주리라.
정열이여 너는 알리라.
빨갛게 벌써 익은 저마다의 석류알은
터져서 벌떼들로 지저귀고,
때맞게 잡는 자에게면 쉬 반하는
우리들의 피는 욕망의 영원한 모든
벌떼들을 위하여 흐름을
이 숲이 황금빛과 잿빛으로 물드는 시각,

불꺼졌던 잎새들 속에서 축제의 소리가 울려 터진다.
에트나 화산이여, 비너스가 그대를 찾아와 그의 순박한
발길을 그대의 용암 위에 옮겨 놓을 때
한숨의 슬픈 잠이 벼락치듯 오고, 불꽃은 차츰 이즈러진다.
나는 여왕을 보듬어 안는다!
오 반드시 오고야 말 징벌 ···

아니다, 하지만, 언어가 부재하는 나의 영혼,
무거워진 육체는 정오의 씩씩한 침묵 앞에
결국은 쓰러진다.
이제 그만하고, 불경한 생각은 잊은 채,
목마른 모래 위에 잠들어야 한다.
아, 포도주의 효험 좋은 별들에게
입술을 여는 것은 이리도 좋은가!

한 짝의 수정들이여 안녕히! 나는 그대가 둔갑한 그림자를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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