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영낭자 유언하는 대목

박송희


(중모리) 동춘 듣고 정신없어 모친에게 안기면서 아이고 어머니 어쩔라고 이러시오. 아버지 오시면은 애매한 그 허물을 자연 변명이 될 것이니 분함을 참으시고 아버지를 기다리오. 어머니 돌아가시면 우리 남매를 어쩌라고 죽을라고 하시니까. 낭자 더욱 기가막혀 동춘을 겨우 달래야 잠을 들여놓고 임우 먹은 마음이니 지체를 하여 무엇허리 원앙침을 도도베고 칼을 빼어 번쩍 들어 가삼에다 꽉 찔러노니 원통한 죽음을 어느 누구라서 만류허리.
(중중모리) 그때여 동춘이 잠을 깨어 일어앉어 모친을 바라보며 아이고 우리 어머니 죽었네. 와락 뛰어 달려들어 가삼에 박힌 칼을 두손으로 빼려 하니 박힌 칼이 아니 빼어지고 시체가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아니허니 밖으로 우르르르 뛰어 나오면서 아이고 할머니 어미가 죽었소. 어미를 살려 주오. 동근이도 잠을 깨어 시체게로 달려들어 젖을 물고 울음 울고 홍씨 부인 이말 듣고 떳다 절꺽 떨어져 허둥거러서 들어오며 죽은 낭자 목을 안고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에이 천하무상한 사람아. 그리 마라 일렀드니 생죽음이 웬일이냐 애매한 말 들을제야 분하기가 측량없을테나 노망한 시부모를 조금도 가렴말고 날 같은 시모하나 니가 부디 생각하라 천만번이나 일렀드니 어린 자식 두 남매를 어쩌자고 죽었느냐. 효순하든 그 마음 착하운 사람이 너일러니 언제나 다시 보며 너를 잃고 어졸이 없어. 너도 살 길 전혀 없고 너희 가장 내려오면 그 형상을 어이보리. 너고 나고 같이 죽자. 이렇다시 울음을 울제 동춘이도 울음울며 죽은 낭자 목을 안고 아이고 어머니 이 죽음이 웬일이오 서울가신 아버지가 장원급제를 높이하여 외방으로 나가실제 쌍교를 타고 가신다고 평생에 말하드니만은 소방산 떼뜰 위에 쌍교 삼아서 가시려고 이 죽음을 허시니까 아이고 이를 어쩔끄나. 하나님도 무심허고 귀신도 야속하지 가련한 우리 어머니 황천이 어디라고 날 바리고 간단 말이요. 철모르는 우리 남매 뉘를 의지하며 외로히 산단 말이요. 동근이가 어머니를 찾으면 무슨 말로 달래리요. 내리둥글 치둥글며 목재비질을 덜꺽덜꺽 죽기로만 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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