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음 수심가

오복녀


불이 붙는다 불이 붙는다 의주 통군정 붙는 불은 압록강수로 꺼주련마는 용천철산 선천정주 가산박천을 얼른지나 안주 백상루에 붙는 불은 향산동구 뚝 떨어져 청천강수로 꺼 주련마는 숙천순안을 얼른 지나 평양 모란봉 붙는 불은 어는 누구나 꺼주리 꺼주리 없고 믿을 친구가 없어서 나 어이 할가요

쳐다보누나 모란봉이요 굽어 살피니 능라도로다 허리굽고 늙은 노송 영명사로 감돌아들고 을밀대 상에 올라세서 좌우산천을 바라보니 기자능중에 뭇새들은 벗을 찾노라 다 날아들고 대동강 상에 나는 백구는 청루벽상에 어리었구나 도화담수 맑은 물은 흐르는 물소래 뿐이로구나 능라도 수양버들 휘여잡고 옛일이 새로서 나는 못 견디갔구나 차마 진정코 고향산천이 그리워서 나 어쩌잔 말인가

바람광풍아 불지말아라 송풍낙엽이 떨어지누나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진다 잎진다 네설워마라 동삼 석달을 꼭 죽었다가 명춘삼월이 돌아오면 유상앵비 편편금이요 화간접무 분분설할제 온갖 화초라 하는 것은 모두 다 살아오건만 인생 한번 돌아가면 다시오기는 만무로구나 황천이라 하는 곳은 사람사는 인품 풍절이 정좋단말가 도류 장화가 많은 곳인지 한번 가면은 영절 이로구나 차마진정코 인생가는 것 서러워서 나 어이 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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