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드리는 선물

팻두


야 넌 근데 피부가
이게 뭐냐 여자가
이제 남자친구도
만들고 그래야...
어. 엄마 앞에 !!!!!

언제부터였는지
우리 엄마라는 단어가
언제부터였는지
우리 딸이라는 단어가
눈물샘을 자극해
내 심장이 막 따뜻해져
주름이 진 얇은
손목을 봤어
이 나이가 되기
전엔 난 알지 못했네
어릴때는 그저
잔소리 대마왕 아니면
딸을 이해 못해주는
구시대적 발상을 가진 마녀
난 말했지 엄마처럼은
안될꺼야 라며
중학생이 되었을때
엄마는 나를 앉혔지
찻잔을 잡은 손가락이
가녀리고 떨렸지
아빠가 떠난 이유를
말해준다는 말씀에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어 이제 안궁금해
글썽였던 눈물을
흰 옷깃으로 닦았지
아픈 기억 굳이 꺼내지마
그냥 안아줘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울었지
분명 겨울이었는데
세상이 따뜻했지

나 하나때문에
이 사랑때문에
또 일때문에
잊고 살았던 엄마의
찬란한 인생 이젠
잠시 쉬어요 내가
이렇게 어른이 됐잖아요
우리 엄마

얼어붙은 빙판길에서
넘어지셔서
팔로 땅을 짚으셨는데
꽤 다치셨어
그때 다짐했지
우리 엄마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해드리고 싶은 일
작은 자동차 한대 선물하기
평범한 직장에서
또 평범한 월급을 받으며
한 여자의 딸로써
또 한 엄마의 자식으로써
열심히 살았어
남자문제로 속
안 썩여드리고
좋은 친구 만나고
술 적당히 마시고
이정도면 꽤 괜찮은
딸 아닌가 싶어
그리고 딱 2년 뒤에
할부 말고 현금으로
빨간 경차 한대 사드렸어
내가 번돈으로
그때 엄마의 표정 말야
진짜 토끼같았어
귀 쫑긋 세우고 아
이걸 찍어놨어야 됐는데
내가 선물해놓고
내가 더 많이 울었어
이정도로 울다니
난 불효자였나봐

다시 태어나도 행여
내가 뭐 사슴이나
다른 동물로 태어난다
해도 난 당신의
딸이고 싶고
아들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엄마

나 하나때문에
이 사랑때문에
또 일때문에
잊고 살았던 엄마의
찬란한 인생 이젠
잠시 쉬어요
내가 이렇게
어른이 됐잖아요
우리 엄마

내가 살면서 우리
딸이 사준 차를 타게
될줄 누가 알았겠어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하게 해줄께 엄마
야 넌 근데 피부가
이게 뭐냐 여자가
이제 남자친구도
만들고 그래야...
어. 엄마 앞에 !!!!!

빛이 없던 세상 속에
엄마가 있었다
흔들리는 촛불을
두손으로 감싸주셨다
나중에 잘해줄께
잘해줄께 할때는 항상
내 옆에 있었는데
엄만 내 옆에 있었는데
왜 이제 잘해야지
잘해야지 하는 순간엔
엄마는 없는데 지나고
후회 한들 뭐가
소용이 있으랴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내겐 의미가 없구나
그 바람이 잠시
머물때 지키고 아끼자
소중한 사람이 떠났을때
흐르는 눈물이
막연한 후회가
되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노력하자
어머님 감사합니다
효도 많이 하겠습니다

나 하나때문에 이
사랑때문에 또 일때문에
잊고 살았던 엄마의
찬란한 인생 이젠
잠시 쉬어요 내가
이렇게 어른이 됐잖아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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