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장의 여인 / 검은 장갑 / 길 잃은 철새

이은미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있네
세상에 버림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
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
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헤어지기 섭섭하여
망설이는 나에게
굿바이 하며 내미는 손
검은 장갑 낀 손
할 말은 많아도
아무 말 못하고
돌아서는 내 모양을
저 달은 웃으리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흐느끼는 소리만 흐느끼는 소리만

홀로 살고파 왔을까
홀로 울고파 왔을까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가을은 가고 겨울을 왔는데도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한숨짓는 소리만 한숨짓는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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