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바라기

유태경


초승달 은결들어 내려앉은 석상 앞
소녀의 가슴 언저리 은화살이 꽂힌다
수묵의 어둔 하늘에 점묘화로 뜨는 별
어머니의 손때 묻은 마당 비 쓸어 본다
몽땅해진 자루마냥 땅에 붙은 그림자로
목탄 빛 밑그림 위에 하늘금을 긋는다
처처에 손 뻗으면 가 닿을 유혹의 중심
노을빛 문지르면 떠오르다 사라지는
활짝 핀 두 팔 사이로 피어나는 환한 꽃
어머니의 손때 묻은 마당 비 쓸어 본다
몽땅해진 자루마냥 땅에 붙은 그림자로
목탄 빛 밑그림 위에 하늘금을 긋는다
하늘금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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