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거실에는
거대한 어항이 있었어
나는 다홍빛의
물고기를 좋아했는데
그는 항상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눈치였지만
나는 알아듣지 못했어
그가 무얼 원하는지
그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던 어느 날
아버지는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셨는데
같은 생김새의 물고기 같은
어항 속에 들어갔어
그 어느 누구도 불만이나
의심을 드러내지 않았지
일요일 나는 어항을
청소해야만 해 그래야 해
일요일에는 어항 물을
갈아주어야 해 그래야 해
그런 모든 것에
아버지 흡족해 하셨어
모든 게 아버지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