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 곳에 서 있어
바람이 불어와
너의 기억들이
흩어져 가는 걸
바라보고 있어
함께한 날들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어
한 때는 너와 나
깍지 끼던 손을
외로이 흔들고
나는 걸어가
시간에 발을 맞추어
흘러가는 우리
추억을 등지고
먼 훗날에도
뒤돌아보지 않도록
그리움도 두고 갈게
아직도 이 곳에 서 있어
바람이 불어와
크고 무거운
너의 기억들은
흩어질 줄 모르고
나는 걸어가
시간에 발을 맞추어
흘러가는 우리
추억을 붙잡고
먼 훗날에도
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리움도 품에 안고
우리 인연의 끈을
붙잡아 만나게 되면
다시 사랑이 될까
바람이 불면
그 때는 내게로 와줘
눈을 감고 난
너를 느낄 수 있어
잠시 스치는
찰나의 순간이라도 좋아
내게 머물러줘
시간이 흘러
한 줄기 바람이 되어
너의 곁을
조심스레 스쳐갈 때
우리의 시간들은
살며시 멈춰줄 거야
그 순간을 기다릴게
바람이 불면
그 때는 내게로 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