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Feat. 남상아)

실리카겔


무중력 사슴.
새까만 눈알에 들이켜진 초장이들.

언덕 위 친구들은
너의 발가락만큼 생명력이 느껴지고,

나의 아들은
너의 손가락만큼 어여쁘다.

양말에 하나,속옷에 하나, 얼굴에 하나,
그리고 욕조에 하나.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스물,
스물하나, 스물둘, 스물셋, 스물넷-.

난 다소
기분 좋고,
여기서
옷을 벗고,
잘 자.
해파리야.
살 살-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열다섯, 열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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