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용준형/허가윤


너무 어두워 여긴 나 불 좀 비춰 줘

칠흑 같은 고요함에 난 계속 숨죽여

흐릿하게 나마 보이던 것들도 이젠 더 이상

잔상조차 남지 않은 체 내게 등돌려

괜찮을 거야 나아지겠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돌아오는 건 침묵을 동반한 나약한 내 모습 뿐인걸

uh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자꾸 날 몰아붙여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너를 기다리는 거

행복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있어주길

그냥 그것만으로도 걷히지 머리 위 먹구름이

다시 일어서지도 못 할 만큼 다치고 넘어져도 넌

내가 나아갈 이유고 난 그거 하나면 충분했었지

꽤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았어 너와 있을 때면

내 더러운 면 조차도 하얗게 되서 너와 있을 때면

근데 그런 너가 없으니까 내가 살아갈 이유조차 의심이 가

널 빼고 나면 내겐 아무것도 남는 게 없으니까

영원한 시간 속에 우린 마치 멈춘 것만 같아

내 번진 눈물 위로 이제 그대 손길 닿지 않아

차갑게 얼어붙은 내 심장에 비를 내려 다시

숨쉴 수 있게 악몽 속에서 날 깨워줘

내 모든 상처가 다 아물거나 애초에 없었던 것이거나

검은 기억이 빛을 만나 너무 눈이 부셔 지워지거나

포근하게 날 감싸 안아 주던 너의 품이 천국 같아

지금 너를 찾을 수 조차 없는 여기는 지옥 같아

묻어두고 살아가기엔 너무 크게 자리잡은 너라

내 모든걸 다 빼앗기고서라도 되돌리고 싶은 거야

세상 가장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난 길이 너에게 뻗는데도

그 끝에 웃고 있을 우릴 상상하며 맨발로 디딜거야

영원한 시간 속에 우린 마치 멈춘 것만 같아

내 번진 눈물 위로 이제 그대 손길 닿지 않아

차갑게 얼어붙은 내 심장에 비를 내려 다시

숨쉴 수 있게 악몽 속에서 날 깨워줘

지워지질 않아 가슴에 박혀버린 상처

잊혀지질 않아 어둠 너머 다가오던 그대

마지막 기억 속에 우린 마치 다른 사람 같아

내 닫힌 마음 위로 이제 그대 손길 닿지 않아

차갑게 얼어붙은 내 심장에 비를 내려 다시

숨쉴 수 있게 악몽 속에서 날 깨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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