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다
: 원장님, 원장님, TV보지 말고 일하세요!
원 장
: 아- 흠흠 맞아. 그것보다 우찌다선생. 오늘 밤 어떻게 할꺼야?
우찌다
: 물론 가야죠. 고시마씨가 사람 앞에서 연주하는 것도 간만이니...그런데 카에한테 오늘 밤 일은..
원 장: 말하면 고시마선생이 화낼 것 같아서...
우찌다 : 그렇죠.하지만 말안하는 것도 좀 불쌍하죠.
원 장: 그렇지?
우찌다 : 고시마씨, 수고하셨습니다.
고시마 : 수고.
원 장: 아라, 고시
고시마
: 원장님, 어제 사용한 A룸의 애플라이트 바란스 망가졌던데요.
원 장: 아라.
우찌다 : 원장님, 부탁했었는데 잊어버리셨죠?
고시마
: 아, 역시. 그럼 별도 요금으로 조율해 놓겠습니다.
원 장: 아하하하, 부탁해.
원 장: 우찌다, 여기서 말하지 않아도...
우찌다
: 말 안하고 있으면 고시마씨가 고칠거라고 생각했죠?
고시마 : 말 안 하더라도 조율은 별도 요금입니다.
원 장 지옥의 사자.
우찌다 : 천벌이죠.
( 피아노 조율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
( 조율이 끝났는지 고시마의 연주소리가 배경으로 깔린다. 곡명은 Je te veux. )
원 장
: 정말 고시는 너무해. 저, 입이 험하지만 않다면야.
우찌다 : 저, 모습에 솜씨도 일류지만요.
원 장: 카에는 언제나 귀여운데 말이야.
우찌다 :하지만 이곳에 처음 왔을 때는 대단했잖아요
원 장
: 벌써 이래저래 6년이네. 옛날엔 말괄량이 꼬맹이였는데...
우찌다 : 어느새 예뻐졌죠.
원 장: 대체 밀실에서 뭐하고 있는걸까!
우찌다 : 그러니까 고시마 선생한테 혼나는 거예요.
원 장: 어?
우찌다 : 사티인데요.
( 문이 열리며 카에가 들어온다. )
카 에 : 어? 선생님이 피아노 치고 있네.
원 장: 엇, 일부러 옷 갈아 입고 왔네.
우찌다 : 교복이 아니라서 조금 어른스럽게 보이네.
카 에: 정말요?
원 장 : 응. 진짜 진짜로
우찌다 : 요 근래, 교복 안 입을 건가요?
카 에
: 응, 교복 입고 있으면, 선생님한테 언제까지나 애 취급 당할 것 같아서...
선생님이 치는거 오랜만이네요.
우찌다 : 교실에서 듣는게 어떨까요?
카 에: 괜찮아요. 여기서 들을래요.
우찌다 : 여기서?
카 에
:하지만 교실에 들어가면 반드시 그만 할 테니까...
우찌다 : 그렇네요
원 장
: 괜찮지 않나, 들려준다고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카 에
: 그렇죠! 저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데, 선생님은 어째서 맨날 그런지...
우찌다 : 그건 그래요.
카 에: 아!
우찌다 : 시간이 된거 같군요.
카 에: 응.
우찌다 : 다녀오세요.
카 에 : 응.
( 카에, 뛰어서 교실로 들어간다. )
고시마 : 빠르네.
카 에
: 선생님, 담배 넘 많이 피워요. ( 하며 창문을 연다. ) 저기, 선생님. 오늘 레슨 끝나는거 기다려도 돼요?
고시마 : 안돼, 일있어.
카 에: 에-엣
고시마 : 약속한 기억 없어.
카 에 : 응답기에 메시지 남겼잖아요.
고시마 : 일. 그것보다 빨리 치기나 해. 레슨 시간 아까워.
카 에 : 구두쇠!
고시마 : 빨리 치기나 해. 뭐야?
카 에 : 아무것도!
( 카에가 어설프게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곡명은 G선상의 아리아. )
고시마 : 훌륭하네, 그게 연습한 거야!
카 에 :(피아노 치던걸 멈추며 ) 집중이 안돼요.
고시마
: 집중이 되거나 안되거나 똑같잖아. 입말고 손을 움직여.
카 에 : 네(하며,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다)
카 에
: 선생님 딴 데 보구 있잖아요. 봐주지 않을거예요?
고시마 : 메트로로 충분해.
카 에
: 선생님 너무해. ( 피아노 치던걸 멈추며 ) 이 곡 시범도 안 보여줬잖아.
고시마 : 오-
카 에:시범도 안 보고 곡의 분위기 알 수 없어요.
고시마 : 돈 받을거야.
카 에 : 에-에.
( 고시마 선생,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한다. )
카 에 : 굉장해, 굉-장해요, 선생님!
고시마 : 그럼 레슨
카 에 : 또 한 곡 쳐봐요.
고시마 : 안돼.
카 에 : 쪼금만, 저기 Say love me
고시마 : 시간이 없어지잖아.
카 에 : 오늘 안 놀아 주니까 괜찮잖아요.
고시마 : 일이 있다고 했잖아!
카 에 : 무슨 일?
고시마 : 비밀이야.
카 에 : 선생님 얄미워, 가르쳐 줘도 괜찮잖아요.
고시마 : 자 이제 쳐.
카 에 :싫어요. Say love me 쳐줘요. 부탁이야.
고시마 : 시간이 아까워.
카 에 : 선생님
고시마 : 뭐?
카 에 : 선생님이 비밀로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고시마 : 비밀은 비밀이야
카 에 : 답이 안 돼잖아요.
고시마 : 너의 레슨도 일입니다.
카 에:일이라,물어보겠는데 나랑 어떤 게 소중해요?
고시마 : 땡깡피지마.
카 에 : 그런 걸 애 취급한다는 거예요!
고시마 : 그게 아니잖아.
카 에
: 그런거잖아요, 미성년이지만 어린 앤 아니예요.
고시마 : 카에
카 에 : 선생님은 언제나 일,일이라 하잖아요.
고시마 : 생계가 걸려있잖아.
카 에 어른이라서?
고시마 : 당연하잖아.
카 에
: 이젠 됐어요. ( 라며, 쿵하고 피아노를 치고는 뛰어나가 버린다. )
고시마 : 카에! (하고 부르지만 문이 쾅 닫힌다. )
( 담배를 피워 물며 ) 뭐 미성년이지만 어린 애는 아니라고, 뭐 그렇지만
( 카에, 레슨실에서 뛰어나온다. )
카 에 : 문어아저씨
우찌다 : 엇? 카에?
( 카에, 우찌다씨가 부르는데도 화장실로 들어가 버린다. )
원 장 : 고시, 뭐야?
고시마 : 카에는?
우찌다 : 화장실에
원 장 : 고시 무슨 짓 한거야?
고시마
: 모르겠습니다. 저는 준비를 해야 되서... ( 하며, 가 버린다. )
원 장
: 우찌다 카에한테 좀 갔다 와보지?
우찌다 : 저기 여자화장실에 제가?
원 장 : 아저씨의 입장에서 곤란하잖아.
우찌다 : 저도 곤란해요.
( 문이 열리며 타마키가 들어온다. )
타마키 : 안녕하세요.
우찌다 : 아, 타마키씨.
카 에 : 문어선생. 언제나, 그래. 일, 일.
카 에 : ( 발소리를 듣고 놀라며 ) 헉!
타마키
: 공교롭게도 여자화장실에 뻔뻔하게 들어오는 남자가 아냐 마사유키는.
카 에 : 타마키씨!
타마키 : 아니면 기대한거야?
카 에 : 그럴 생각은!
타마키 :뭐 어쨌든, 화장실에서 얘기 할 정도로 나도 여고생이 아니라서...
타마키
: ( 화장실에서 나오는 카에를 보며 ) 꽤 말 잘 듣네.( 타마키와 카에, 화장실쪽에서 걸어나온다. )
우찌다 : 아 나왔네요.
카 에 : 저기, 타마키씨는 어째서 오늘 학원에..
타마키 : 좀...오늘 밤 리허설도 있어서 겸사겸사.
카 에 : 리허설?
타마키 : 거기 두 사람도 오늘 가죠?
우찌다 : 아 그래요. 그럴꺼지만...
카 에: 오늘 밤?
타마키 : 마사유키의 오래간만의 라이브야, 몰랐어?
카 에 : 전혀
타마키 : 좀 늦은 시간이지만...
카 에 : 가고 싶어요! 아 근데 선생님이 뭐라고 할지도... 방금 전까지 그거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고, 어린애가 올 곳이 아니라며...
타마키 : 그럼 가끔 반항해봐.
카 에 : 하지만...
타마키 : 괜찮아, 괜찮아.
우찌다 : 괜찮을까요, 정말로?
원 장 : 결정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