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볼 때는 그저 흔한 학교 친구
단지 어눌한 말투에
소심한 인격체
그닥 매력이라는 건
찾을 수가 없어
새 학기가 난 뭐 이리 심심해
두 번 볼 때는 그저 같은 동네 친구
아침 버스에 늘
같이 서 있는 남자애
생각보다는 깔끔한
운동화를 신었네
자리는 참 잘도 양보하네
세 번째 우연히
집으로 같이 가던 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코끝에 향기 향수도 아닌데
좋은 냄새가 나네
그 때일까 나도 모르게 심장이 쿵
네 번째 다섯 여섯 일곱
계속 보고파 자꾸만 겹치는
니 얼굴 미소들 모두
어떨까 우리가 손 잡고
걷는 거리는 아마도
솜사탕 같은 구름일까
백 번째 천 번째의
별이 뜨고 지는 날
그 때는 어떤 모습의
우리가 있을까
아직은 철 없는 어린 마음 같아도
그래도 나는 지금 널
나는 지금은 널 그냥
보고 싶은 이 마음 뿐이야
시작된 계절을 너랑 걷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