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창민

한 여자가 떠났다 한남자가 남았다
흘러간 시간 그 맘 조차
붙잡지도 못한 채
주륵주륵 사랑이 내려
하나 둘씩 나는 물들어
니 향기를 닮은
이 추억이 닳아 사라지듯

미워한다 천 번을 말하면 미워질까요
사랑한다 한번을 말해도 다시 그대죠
잡힐 듯이 다가와
신기루처럼 내 맘 흔들고
시간아 가지마 가지마 소리쳐보고
내일이 멀다고 안 온다고
혼잣말 하죠

창문으로 햇살이 깨워
또 하루가 시작되지만
두 눈을 감아도 커튼을 닫아도
시간이 흐르는 소리만

미워한다 천 번을 말하면 미워질까요
사랑한다 한번을 말해도 다시 그대죠
잡힐 듯이 다가와
신기루처럼 내 맘 흔들고

지우고 지워도 말뿐인 내가 돼
너란 추억 그 속에 갇힌 채
웃다가 또 울다가

사랑한다 외쳐도 외쳐도 들리지 않아
보고 싶다 불러도 불러도 보이지 않아
이미 그대 손잡은
그 이별이 날 모른척하길 기도해도
자꾸만 흐르고 흐르다 내게 말하죠
돌릴 수 없다고 끝이라고
한숨만 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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