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

피치노


그 곳 널 참 많이 기다렸던 곳
그래서 참 많이 슬펐던 곳
그래서 참 많이 행복했던 곳

그 곳 널 숨죽여 지켜보던 곳
니가 참 많이 무서웠던 곳
니가 참 많이 예뻤던 곳

저 멀리 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와
재빨리 나의 몸을 숨겼던 곳
너의 뒷모습에 잘 자 맘속으로만 인사하던 곳

비 오던 날 우산을 들고 뛰어갔던 날
다른 사람 우산 속에서 다정히 걷던
널 말없이 지켜보며 따라 걷던 그 곳

그 곳 별빛이 유난히 밝았던 곳
나무 향이 참 좋았던 곳
달님이 나를 응원했던 곳

너에게 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녹음한
테잎이 다시 나의 손에 돌아왔을 때
내던지며 나만 혼자 눈물짓던 곳

사실 네가 이젠 잘 생각이 나진 않아
다만 너를 좋아하던 내 모습이
너무나도 예뻤고 순수했던 그게 너무 고마워

그 곳 널 참 많이 생각했던 곳
널 참 많이 고민했던 곳
널 향한 맘을 정리 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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