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선명해
어린 나의 눈 속에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그 동네
난 늦잠쟁이 지각쟁이
할머니가 날 또 혼내
하지만 내 맘은 가벼워
날 구해줄 할아버지의 자전거
그의 등에 기대면
날개를 단 것만 같아서
눈을 감고 돌아가고 싶어
그 때 그 날로
우리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때론 나도 도망치고 싶어
꿈과 현실도
우리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다시 익숙한 풍경들을 마주하네
아이들의 보물섬인 슈퍼마켓
동네 하나뿐인 비디오가 있던
나의 작은 극장 홍씨 할머니댁
늦은 수탉의 울음소리
낡은 문방구 옹기종기
지각생들을 뒤로하고 마주하는
살포시 젖은 할아버지의 등
눈을 감고 돌아가고 싶어
그때 그 날로
우리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때론 나도 도망치고 싶어
꿈과 현실도
우리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
내 뒤로 세상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 지나가네
기억 한 바퀴
내 뒤로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 다 지나가네
동네 한 바퀴
내 뒤로 세상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 지나가네
기억 한 바퀴
내 뒤로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가네 다 지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