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들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집을 묻는다.

손병휘


이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아가들은 자라나
아이가 된다
폭풍이 오고
지붕이 날아가고
지붕아래 있던
얼굴이 날아가고
젖가슴이 작은 여자 아이들은
머리에 꽃을 꽂고
거리를 서성인다
산호떼처럼 차들은
치마를 핧히며 지나가고
검은 코끼리같은 구름이
찢어진 치마에 손을 넣는다
덜자란 아이들은 언제나 덜자라
이 거리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아이들 가슴에 든 지페는 영혼 팔아
바다를 사고 적막한 눈을 감고
바다는 오 거리에서 팔던
오뎅국물처럼 쫄아든다
그리고 집을 묻는다
지나가는 사람은
술취한채 여자 아이를 바라본다
내게 들꺼 같은
여자 아이 젖가슴은
손을 집어넣으며 지나가는
사람은 아이를 안는다
바람불고 바람사이로 먹구름이
일어나 작은 자궁으로 들어가고
먼훗날 그 속에서
늙고 조그마한
아가가 아가가 자라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아가들은 자라나
먼훗날 속에서 늙고
조그마한 아가가
아가가 자라난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아가들은 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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