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식당에서 뼈 해장국 한 그릇
나올 때는 커피 한잔
유일한 낙인 잠 잠깐 자고 싶지만
대출 빚 때문에 참자 표시등을 켜고
다시 출발
창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길은 좀 막혀도 손님이 많아서 좋다
늦은 밤 삼각지에서 우산 쓴 어느 손님이 탔지
낯익은 목소리에 백미러를 보니
**난 이곳을 떠났지만
너를 떠나진 못했지
그리고 아직 묻지도 못했지
왜 날 떠났는지
난 이곳을 떠나지만
너를 떠나진 못했지
그리고 아직 알지도 못하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적지를 말하는 그립던 그 목소리
난 어쩌지 가슴이 너무나도 떨려
창문 밖 온천지에 우리 추억이 묻은
풍경들을 뚫고 가네
넌 아직 거기 살고 있었나 봐
잠시 정지해서 널 끌어안고 싶었었지만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해 줄 거라던
약속이 생각나서
초라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와이퍼를 켰는데도
눈앞이 흐려져
**
천천히 밟았지만
아쉽게도 벌써 도착했어
마중 나온 사람이 있네
미터기에 찍힌 요금
앞으로 내민
스친 여전히 따뜻한 니 손길
비도 내리고 너도 내렸고
나도 내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그러면 안 된단 걸 알아
액셀을 밟지 못해
출발하지 못해
다시 여길 떠나지 못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