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손지연


꽃비가 내리다 멈춰진 거리를
너의 손잡고 태양을 따라가다
어느 새 멈춰진 너의 두 볼에
멈춰진 나의 입술
한 번 쯤은 그럴 거라 생각 했어
며칠간 귓가를 지저귀던 소리
하나를 잃어 여러갈래 길에서
갈 수도 안 갈 수도
꿈을 베고 누운 소녀 이마 위에
하얀 눈이 내려와 반짝이면
혼자서만 머물다 지난 거리에
맨발로 풀린 아이 되어
언제나 속삭이는 것을 찾다가
바람결에 스며오는 너의 얼굴
내 반의 지옥과 내 반의 천국이
부푸는 회오리 망사
그럴 거라 생각 했어
며칠간 귓가를 지저귀던 소리
오래 멀리서만 빛난 별
떨어지네 미련을 갖고 싶네
가을이 오고 사람들은
낙엽이 되어 나는
바람이라 말하면
그리움이 벅찬 가슴에 일렁이네
파도가 출렁이네
꿈을 베고 누운 소녀 이마 위에
아지랑이 내려와 흔들리면
혼자서만 머물다 지난 거리에
맨발로 풀린 아이 되어
꽃비가 내리다 멈춰진 거리를
너의 손 잡고 태양을 따라가다
어느 새 멈춰진 너의 두 볼에
멈춰진 나의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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