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편지+기다리다 끝난노래 (Live)

집에안가요?


가상편지 _

저릿저릿하고 그래
무작정 편지를 써볼까
가상편지, 나를 보며
보내지도 못할걸 왜 쓰냐고

이러면 마음이 좀 편해
근데 가슴이 더 저리기도해
그래서 널 잊기위해
ATM기 분쇄기에 갈아버린거야

눈 꼭 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숍으로
맛난거 먹고 마시고 돌아오는 길엔

꼭 너와 마주치곤 해
그리곤 한참을 생각을해
너란 녀석, 그리고 나
서로에게 제법 많이 물들었다고

너의 말투를 닮아가고
얘기거리가 많아지고
자주 웃는 모습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우리

서두르지말아 머리에 염색을 하듯이
녹차를 우려내듯이 조금만 기다려

사랑은 시작도 없고
끝내기도 애매하고
물들어가 서서히
너로 인해 내 세상이 바뀐거야

찌릿찌릿하고 그래
그냥 이대로도 좋아
물들어가 서서히
오늘도 네 향기에 물들어가

기다리다 끝난 노래 _

7시 6분에 연락을 받았어.
이제야 나온다는, 천천히 나오란 너의 문자
7시 3분에 난 이미 나왔어.
밥 한번 먹이고 싶어, ATM를 들렸지.

오가는 사람들 제일 많은 거리에
일부러 보란듯이 자랑스럽게 너를 기다려.
이런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나에게 주어진 건 녹아내리는 설렘의 시간

‘7시 30분까지는 오겠지’ 하는 맘에
괜히 고개를 숙여 신발끈을 고쳐 묶었어.
7시 20분, 다시 고개를 들기전
혹시나 하는 맘에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너는 오는 길에 발병이 났는지
한참을 늦고, 스치는 많은 발걸음 중에 너의 얼굴은 없고
저 멀리 보이는 키 작은 숙녀의
종종걸음이 너를 닮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해보지만

아놔, 안와. 도대체 어디에 있니?
아놔, 안와. 오기는 하는거니?
아놔, 안와. 도대체 어디에 있니?
아놔, 안와. 다리가 짧은 건 나도 잘 알지만

7시 40분, 불평을 하던 중
저 멀리 보이는 반짝이는 네 얼굴이 내 맘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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